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국내

전쟁같은 가난에 맞서

2007.11.07

에티오피아의 오늘

길거리에서 젖먹이를 데리고 구걸하는 엄마, 학교가 아닌 거리를 방황하며 껌이나 휴지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아이들. 오늘날, 에티오피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 풍경이다.

최근 농촌지역의 기근과 경제난이 더욱 악화되면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는  이주민이 몰려들어 사회적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아디스아바바 내 리데타 지역은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오래된 빈민지역이다. 이 곳 주민들 대부분은 1일 평균 $0.5~0.7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고,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 아래 적절한 영양공급과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의 아동 중 50%의 아동들이 부모가 없거나 한 부모만 있는 결손 가정이다. 또한 가난으로 인하여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12세 이상의 경우 전체 50% 이상의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한다. 아이들 대부분은 일자리를 찾아 방황하거나 거리의 아이들로 전락해 성매매, 마약중독, 범죄조직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최근 초등교육 강화정책을 추진하여 많은 수의 국·공립, 사립학교들을 설립, 아동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확대했다. 하지만 교육의 질적 향상은 양적 성장을 따라가지 못해 낙후된 학교 시설과 교사의 자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보다 나은 내일을 만나다

교육기회의 확대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에티오피아 지부는 1997년 리데타지역에서 취학 전 어린이를 돕는 멜캄어린이집을 개원하였다. 이듬해에는 리데타 가정개발사업을 시작해 매 년 600여명의 아동들에게 학비, 학용품, 의복, 급식, 의료지원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멜캄어린이집은 현재 10명의 교사와 보조교사가 120여명 아동들에게 암하릭(공용어), 영어, 수학, 과학, 체육, 도덕 등의 교과목을 가르치고, 매일 영양가 높은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거리를 방황하던 아이들에게도 정규교육을 받게 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장학금, 교복 및 학용품을 지급하여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정기 건강검진과 진료를 실시하여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향후 에티오피아 지부는 농촌지역개발사업을 실시하여 농촌지역 빈곤층의 도시 유입을 억제하도록 유도하고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소득증대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농촌지역 교사 교육훈련과 학교시설 지원 등을 통하여 아동학습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권리보호운동과 환경보호운동을 함께 실시하여 지역사회에 아동권리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려나갈 것이다.

가난하지만 장차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에티오피아 사람들.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 에티오피아 지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사라진 무하마드의 꿈, 되찾은 아비의 꿈

열심히 공부해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다던 13살의 어린 무하마드는 지난 4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5평 남짓한 작은 집에서 홀어머니와 4명의 형제들과 함께 지냈던 무하마드는 어린 시절 두 남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일거리를 찾아 공사장을 누비는 무하마드의 어머니를 대신해 장남인 무하마드는 동생들을 돌보곤 했다. 몇 달 전 가슴의 통증을 호소한 무하마드. 심장병을 진단받은 무하마드는 국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비와 약값은 무하마드의 가정형편으로는 감당하기 무척 어려웠다. 다행히 굿네이버스 에티오피아의 지원을 받아 두 달 간의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결국 무하마드는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무하마드처럼 가난과 질병으로 꿈을 잃어갔던 소년, 아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핵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커피농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 아비는 4살짜리 형과 함께 집에 남겨져야 했다. 갓난아이였던 아비는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였고, 그 이후 고통스런 삶이 이어졌다. 커가면서 등이 굽어갔고, 굽은 등은 폐를 짓눌러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12살이지만 몸무게는 19kg,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학교를 다니며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했다. 아비는 얼마 전 우리단체의 의료지원으로 척추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빨리 다 나아서 자신처럼 고통받는 아이들을 치료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아비,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글. 에티오피아 지부장 권기정(kaiserkj@gni.kr) 사진. 이요셉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
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굿네이버스